Junyoung Kim
스크린 밖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설계하는 하드웨어 UX 디자이너입니다.
지금은 엑스와이지 로봇 디자인팀에서 UX 파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두 번의 탐색
기계공학에서 헤매다 UX를 만났고 UX 안에서 다시 하드웨어를 찾아 헤맸습니다. 하드웨어 UX라는 직군이 있는지조차 확신이 없던 때라,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래가 그 과정입니다. 왼쪽에 붙어 있으면 제 길로 간 것, 오른쪽으로 밀려나 있으면 헤맨 것입니다. 마디를 누르면 그때 이야기가 열립니다.
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
디자인이 아니라 기계공학으로 시작했습니다.
졸업생으로 다시 간 날군대, 그리고 휴학
학부를 마치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군대에 다녀왔고 휴학도 했습니다. 그 사이 내내 뭘 하고 싶은지 찾고 있었습니다.

SVIP 선발
미래창조과학부와 KAIST가 운영한 실리콘밸리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창업 교육 2개월을 거쳐 12명 중 하나로 뽑혔습니다.
SVIP 활동인턴뷰ZIBOT 캘리포니아
인턴십으로 갔는데 디자인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미국 시장용 교육 로봇 컨셉을 맡아 CES 2019에 전시했습니다.
ZIBOT 케이스인턴뷰 영상
“뚜렷한 정의를 얻을 수 없었다”
하드웨어 UX가 뭔지 알고 싶어 실리콘밸리의 디자이너들을 찾아다니며 물었습니다. 답을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직접 정의를 적었습니다.
2018.04 블로그 원문“많이 늦게 깨달은 것 같다”
한 달 뒤, 물어봐야 할 사람이 UX 디자이너가 아니라 제품 디자이너라는 걸 알았습니다. 방향은 잡았는데 구체적인 계단이 안 보이던 때입니다.
2018.05 블로그 원문UNIST 창의디자인공학 석사
Meemo를 만들어 HCI Korea 우수상을 받았고 ADIO에서는 프로토타이핑과 사용자 스터디를 맡았습니다. 만들어서 사람 손에 쥐여 보는 법을 여기서 배웠습니다.
Meemo 케이스ADIO 케이스ADIO 기사Birdy, 동아리 DINO
노년층 가족 소통을 위한 종이 기반 메시징 디바이스를 만들고 가족 6쌍과 3주간 필드 테스트를 했습니다. 프로토타이핑 동아리 DINO에서도 활동했습니다.
Birdy 케이스DINO 활동“우울했던 대학원 2년”
졸업하며 브런치에 회고를 썼습니다. 남해 여행기 반, 지난 2년 이야기 반입니다.
브런치 회고닷 입사
하드웨어 UX를 꼭 해보고 싶어서 직접 연락했습니다. 촉각 디스플레이 Dot Pad와 저작 툴 Dot Canvas를 맡았습니다.
Dot Canvas 케이스입사하며 쓴 글인디스워크 인터뷰
첫 1년은 웹과 앱 기획
하드웨어 UX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첫 1년은 닷패드에 필요한 웹과 앱 서비스 기획과 UX 디자인이었습니다.
첫 1년을 돌아본 글
아티클을 모으고 사람을 모음
혼자로는 답이 안 나와서 관련 아티클을 모아 공유했습니다. 그 글에 반응한 분들과 북스터디를 시작했고 UXeed를 2년간 운영했습니다.
UXeed 활동아티클 공유 글북스터디 모집 글
CES 수상, 설계자들 설립
Dot Canvas로 CES 2024 접근성 부문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하드웨어 UX 커뮤니티 설계자들을 공동 설립했습니다.
설계자들 활동로봇 UX 북스터디 모집CSUN 2023 참관기“어떤 UX ______ 를 꿈꾸는가”
원티드 온라인 UX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며 내린 결론입니다. 빈칸을 하드웨어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쓴 글발표 소식엑스와이지 입사
로봇 카페 BarisBrew의 고객과 운영자 UX를 키오스크, 앱, 음성 주문, 백오피스까지 한 시스템으로 묶어 설계했고 자율주행 로봇 Storagy의 상태 피드백을 맡았습니다.
BarisBrew 케이스Storagy 케이스닷을 떠나며DEUX, RBMS, UX 파트 리드
세미 휴머노이드 DEUX의 HRI, 그리고 로봇과 설비를 함께 보는 관제 시스템 RBMS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은 로봇 디자인팀의 UX 파트 리드입니다.
DEUX 케이스RBMS 케이스1년을 돌아본 글하드웨어 UX

Braun T1000CD. 사진 Nite_Owl, CC BY-SA 2.0
사실 하드웨어 UX가 뭔지 아직도 한 문장으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생각이 바뀔 때마다 고쳐 적고 있는데요.
학부생이던 2018년 4월, 실리콘밸리의 디자이너 모임에 다녀와 블로그에 처음 적은 문장은 “Hardware User Experience : Experience from out of screen”, 스크린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뜻이 나오지 않아서 직접 지어 본 말이었습니다. 같은 글에 무엇이 아닌지도 적었습니다. 성능을 높이기 위한 공학적 디자인도 아니고 보기 좋게 만드는 심미적 디자인도 아니라고요.
그 뒤로 몇 년은 그 문장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24년 2월, 설계자들 북스터디에서 『로봇 UX』를 읽다가 기록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제품은 끊임없이 사용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메시지는 스크린이 될 수도 있지만, 진동이 될 수도, LED가 될 수도, 어떤 형태의 변화일 수도 있다.
이 문장을 적고 나니 ‘스크린 밖’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화면을 쓰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제품이 사람에게 말을 거는 통로가 화면 말고도 여럿 있다는 얘기에 가까웠습니다. 그러고 나니 제 일도 조금 분명해졌습니다. 제품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정하고 그 상태를 어느 통로로 전할지 나누는 일입니다.
실제로 지금 그렇게 일하고 있습니다. Storagy에서는 로봇의 상태를 시스템과 운영 두 갈래로 나눴는데요. 부팅, 경고, 배터리 같은 시스템 상태는 운영자가 멀리서 봐야 합니다. 그래서 몸체 아래 LED와 사운드로 알립니다. 대기, 주행, 도킹 같은 운영 상태는 로봇 앞에 선 사람이 읽습니다. 이쪽은 전면 디스플레이의 표정으로 보여 줍니다. DEUX에서는 원칙을 하나로 정했습니다. 감정과 의도는 눈과 목소리가 전하고 소리는 말로 하기 애매한 시스템 신호에만 씁니다.
물론 실무를 모르던 학생 때 적은 생각이라 틀린 것도 많았습니다. 그때는 하드웨어는 출시하면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로봇의 HRI는 오히려 운영하면서 계속 고쳐 가는 설계였습니다. 대기하고 이동하고 도착하는 이상적인 흐름은 표정 여섯 개로도 설명됩니다. 어려운 건 그 밖의 상황이더라고요. 장애물을 만났을 때, 배송한 물건을 아무도 찾아가지 않을 때 로봇이 무엇을 보여 줘야 하는지는 한 번에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하나씩 채워 가고 있습니다.
화면을 고른 적도 있습니다. Birdy에서는 종이로 출력하는 감열 프린터를 검토했지만 디스플레이를 골랐습니다. 짧은 메시지가 오가는 대화는 순서와 맥락을 훑기에 화면이 낫고 용지를 갈아 끼우는 일이 노년층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 만능주의를 경계한다고 화면을 안 쓰는 건 아닙니다. 화면이 맞는 순간을 가려내는 것도 제 일입니다.
그래서 2025년 원티드 온라인 UX 컨퍼런스 발표에서는 물성이 있는 디지털 제품의 사용자 경험이라고 답했습니다. Physical User Interface, Physical Interaction, 프로토타이핑과 피지컬 컴퓨팅, 산업 디자인. 지금 로봇에서 하는 일이 딱 이 네 가지입니다.
그 발표를 준비하면서 오래 붙잡고 있던 질문도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UX는 역할이 아니라 관점이자 태도라는 겁니다.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려는 시선이고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하는 감각이고 모든 접점을 고려하는 자세입니다. 그 뒤에 붙는 빈칸은 각자가 경험에 기여할 수 있는 스킬인데, 제 빈칸은 하드웨어입니다. 발표 자료 전체는 링크드인에 올려 두었습니다.
7년 사이에 답이 조금은 단단해졌습니다. 그래도 이건 지금의 답이고 저는 여전히 헤매고 있습니다. 제품을 하나씩 만들 때마다 기준이 조금씩 바뀝니다.
만들고 싶은 것

사람에게 추억으로 남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폴라로이드를 떠올리면 사진보다 먼저 생각나는 게 있는데요. 필름이 밀려 나오는 소리, 상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던 시간, 그동안 손에 쥐고 있던 감각 같은 것들입니다. 결국 오래 남는 건 그 제품을 쓰면서 겪은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리적인 인터랙션이 다채로운 제품에 끌립니다. 누르고 돌리고 밀고 만지는 감각은 저마다 다르게 기억되니까요.
그만큼 스크린 만능주의는 경계하는 편입니다. 화면으로 옮겨도 기능은 대부분 구현됩니다. 다만 그 순간 사용자가 쓰는 감각은 눈과 손끝 정도로 줄어듭니다. 화면이 답인 경우도 분명 있지만 처음부터 기본값이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돌아보면 제가 만든 것들도 대체로 그랬습니다. Meemo는 손으로 쓴 종이 메모, ADIO는 촉각을 결합한 오디오북, Birdy는 종이로 주고받는 메시지였습니다. 디지털이 된 세상에 물리적인 가치를 더해 보려는 시도였고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일과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