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BLEM

바리스타 로봇 카페 BarisBrew에서 한 잔의 주문은 5개의 화면을 지납니다. 키오스크나 앱에서 주문하고 매장 디스플레이(DID)에서 제조 현황을 확인하고 픽업존에서 음료를 받습니다. 운영자는 백오피스 BarisON에서 매장을 원격으로 관리합니다. 화면마다 만든 시점과 팀이 달라 같은 상태를 다른 말로 불렀고 주문은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는 쿠폰을 찾기 어려웠고 쿠폰 적용 안내가 결제 버튼을 가렸습니다. 대기 주문이 많아지면 주문번호가 돌아가며 표시돼 대기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백오피스는 화면 초안과 개발이 기획보다 앞서 나가, 정보 구조와 권한 체계가 비어 있었습니다.
APPROACH

2025년 8월 합류해 고객 채널과 운영 콘솔을 하나의 시스템 UX로 묶는 일을 맡았습니다. 앱과 웹을 각각 맡은 디자이너 둘과 한 팀으로 일했고 저는 기획과 UX 리드를 맡아 제품 사이의 흐름과 정책을 맞췄습니다.
문제는 현장에서 모았습니다. 박람회 운영 디브리프와 운영 담당자 인터뷰가 시작이었고 2026년 여름에는 매장을 직접 관찰해 매장별 사용 패턴을 정리했습니다.
다음으로 주문의 상태를 정의했습니다. 주문, 결제, 제조, 픽업, 회수까지 상태를 먼저 정하고 키오스크와 앱, 디스플레이가 같은 상태를 같은 말로 보여 주게 맞췄습니다.
기준은 문서에 두었습니다. 제품마다 PRD를 쓰고 기능과 정책 하나하나를 Figma 화면 페이지와 짝지었습니다. 화면과 규칙이 어긋나면 문서부터 고칩니다.
주문의 상태를 축으로 두면 다섯 접점과 로봇, 운영 콘솔이 각각 어느 구간을 맡는지가 드러납니다.
SOLUTION
다섯 제품은 UX 팀이 나눠 맡아 함께 만들었습니다. 아래는 그렇게 정한 구조와 정책입니다.
키오스크


시작 화면, 메뉴 탐색, 상세, 주문 확인, 결제로 이어지는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쿠폰은 QR 스캔이나 코드 입력으로 주문 확인 화면에서 바로 적용하고 결제는 수단 선택과 단말 사용 안내 두 화면으로 끝납니다. 무인단말기 접근성 기준에 맞춰 물리 키패드, 음성 안내, 고대비, 확대를 더했고 시작 화면에는 음성 주문 진입점을 두었습니다.
모바일 앱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 주문하고 대기 순번과 예상 완성 시간을 앱에서 봅니다. 제조 현황은 대기, 제조 중, 완료, 오류 상태를 같은 화면 구조로 보여 주고 완료되면 픽업을 안내합니다. 예상 대기 시간은 기준을 하나로 정해 키오스크와 앱에 같은 방식으로 표시합니다.
매장 디스플레이 DID

직원이 없는 매장에서 디스플레이가 호출을 대신합니다. 제조 중인 주문과 픽업 대기 주문을 주문번호 단위로 나눠 보여 주고 완료되면 화면으로 알립니다.
픽업존

픽업존은 컵이 놓이는 자리 아래 디스플레이에 주문 정보를 띄웁니다. 화면을 누르는 대신 음료를 집어 드는 동작이 입력이 되는 탠저블 인터랙션입니다. 카메라가 픽업을 감지하면 카드가 정리되고 회수나 폐기 같은 예외는 앱과 디스플레이가 같은 말로 안내합니다. 사람이 이 앞에 서 있는 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음료인지 정확히 알아보게 해야 했고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재미있게 푼 부분이었습니다.
운영 콘솔 BarisON

본사가 무인 매장을 원격으로 운영하는 콘솔입니다. 매장과 로봇의 전원, 상태, 카메라 제어, 본사 마스터와 지점 판매 상품, 재고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구조, 운영에 얼마나 급한지로 나눈 알람 체계, 본사 관리자, 운영 담당자, 매장 점주로 나뉜 3단계 계정을 기획했습니다. 입력 폼 검증과 버튼 라벨 표기 기준 같은 공통 정책도 세웠습니다.
음성 주문 VoiceOrder
LLM 기반 음성 주문의 프롬프트와 대화 흐름을 개발팀과 함께 설계했습니다. 성격, 환경, 말투, 목표, 가드레일, 도구를 정의한 프롬프트, 호출어(“바리스”), 말 끼어들기, 세션 종료 규칙과 완료 화면까지 다뤘습니다. 기본 주문부터 다중 명령, 잡담 끼어들기, 예산 기반 추천까지 12개 시나리오로 대화를 검증하고 TTS 음성은 후보를 비교 청취해 골랐습니다. 키오스크에는 음성 주문 진입점을 두고 듣는 중, 생각 중, 응답, 오류 상태를 화면 가장자리 애니메이션으로 구분합니다. 2025년 9월 서울 AI 로봇쇼에서 첫 데모를 시연했고 11월 로보월드 2025에서 공개한 뒤 매장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운영하며 드러난 소음과 수음, 호출어 인식 문제는 로그를 보며 고쳤습니다. 위 장면은 라운지엑스 24h 매장 영상의 시연으로, 인사와 메뉴 질문에서 주문과 확인, 픽업까지 이어집니다.
IMPLEMENTATION
키오스크, 앱, DID, 픽업존, BarisON마다 PRD를 두고 기능과 정책마다 Figma 화면을 연결해 변경 이력을 남깁니다. 개발에는 단계별로 나눠 넘깁니다.
설계는 매장 시범 운영 체크리스트,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QA, 음성 주문 로그로 확인했습니다. 로그를 보니 사람들이 음성 주문을 음성 비서처럼 쓰고 있었고 이걸 AI 성능 문제가 아니라 UI 문제로 다시 봤습니다.
IMPACT
팀이 함께 낸 결과입니다. 설계한 시스템은 공공문화공간, 아파트 커뮤니티, 휴양시설, 무인 빨래방 등 여러 유형의 매장에서 운영 중이고 음성 주문은 첫 데모 석 달 뒤 매장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REFLECTION
BarisBrew는 실제로 돌아가는 매장이 있는 서비스라, 현장의 피드백이 바로 설계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화면 하나보다 시스템 전체를 놓고 기획하게 됐고 무엇을 바꾸든 운영에 어떤 영향이 가는지부터 따졌습니다. 관리자, 카페 운영자, 카페 고객은 원하는 것이 서로 달랐습니다. 앱과 웹을 맡은 디자이너 둘과 역할을 나눠 한 팀으로 움직이면서 리드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음성 주문은 기술 이슈의 연속이었습니다. 매장 소음, 마이크 수음, 호출어 인식 같은 문제가 운영에 들어가서야 드러났고 초반에는 로그를 모아 모니터링하며 자주 고쳤습니다. 사람들이 이 기능을 재미 삼아 쓰기도 했습니다. 사투리를 시켜 보는 식이었습니다. 다시 한다면 기능을 덜고 싶습니다. 1.0이 어느 정도 완료된 뒤에 합류했는데 기능이 너무 많았고 핵심만 남긴 뒤 그 사용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도화했을 겁니다.
로봇은 개발에서 끝나거나, 사용자에게 닿지 못하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실제로 운영 중인 로봇 카페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로봇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직접 설계하고 피드백을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PM, 기획자, UX 리드 역할을 오갔습니다.